롯데케미칼이 만성적인 적자 구조를 끝내기 위해 뼈를 깎는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거듭된 고강도 구조개편이 적자 축소로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인도네시아 대규모 석유화학 단지 조성 사업인 ‘라인 프로젝트’를 마무리해 점진적으로 성과가 나올 전망이다. 연내 정부가 추진할 나프타분해시설(NCC) 통폐합 조치가 본격화되면,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구조적인 사업 체질 개선을 통해 적자 폭을 크게 줄였다. 앞서 지난 2023년부터 시작된 비핵심 사업에 대한 정리가 실적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3분기 132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8개 분기 연속 적자를 지속했다. 적자 흐름은 지속됐지만 규모가 크게 줄었다. 특히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적자 폭은 68.2% 개선됐다.
롯데케미칼은 선제적인 구조개편을 통한 적자 규모 축소에 나섰다. 특히 롯데케미칼은 고부가 스페셜티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면서 범용 제품을 청산하거나 매각하는 과정을 거쳤다.
저수익 구조인 말레이시아 합성고무 생산회사 LUSR는 청산키로 했다. 파키스탄 PTA(고순도테레프탈산) 자회사 LCPL는 파키스탄 사모펀드에 지분 75.01% 전량을 매각했다. 매각대금으로 980억원, 3개년 배당금 296억원을 더해 총 1276억원에 넘겼다.

롯데케미칼 인도네시아 공장 전경. <사진=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은 불확실한 사업 대신 장기적으로 수익성이 담보된 분야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지난 6월 준공식을 끝으로 마무리된 라인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라인 프로젝트는 인도네시아 내 대규모 석유화학 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인도네시아는 ‘메이킹 인도네시아 4.0’ 로드맵에 따라 석유화학 사업을 핵심 육성 산업으로 지정하고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인도네시아 정부와의 신뢰를 바탕으로 라인 프로젝트를 추진했고 지난 2022년 착공에 들어가 올해 상업생산을 개시했다. 롯데케미칼 인도네시아(LCI)는 연간 에틸렌 100만톤, 프로필렌 52만톤, 폴리프로필렌 35만톤, 부타디엔 14만톤, BTX(벤젠·톨루엔·자일렌) 40만톤 등 다양한 석유화학제품을 생산한다.
인도네시아는 지난해 에틸렌 기준으로 현지 자급률이 44%에 불과했지만 이번 라인 프로젝트가 마무리되면서 에틸렌 자급률을 최대 90%까지 높일 전망이다. 롯데케미칼은 가동 초기 안정화 단계인 만큼 단기적으로 실적에 기여하는 바는 적지만, 중장기적으로 LCI가 제품 생산량의 대부분을 인도네시아 내수 시장에 공급하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

롯데케미칼 대산 공장 전경. <사진=롯데케미칼>
또한 연말에 추진될 NCC 통폐합도 롯데케미칼의 수익성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케미칼은 범용 석유화학 제품의 경쟁력 하락으로 NCC 가동률이 크게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 롯데케미칼의 NCC 가동률은 64.4%로 지난해 같은 기간 81%보다 16.6%포인트(P) 줄었다. 통상적으로 NCC 평균 가동률이 70~80% 수준을 손익분기점으로 여기는데 이를 밑돌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수익성이 나지 않는 NCC 통폐합을 통해 손실을 크게 줄일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2일 컨퍼런스콜에서 “100% 가동률을 가진 동일 크래커(NCC) 두 개를 단순 합산하는 것은 시너지가 크지 않다”며 “그러나 석유화학 설비의 고정비 부담 및 단지 운영 특성 때문에 경제성으로 셧다운이 맞지만 돌리고 있는 공장은 통폐합의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롯데케미칼은 여수와 대산 NCC를 보유하고 있는데 두 공장이 분리돼 있어 가동률 최적화에 한계가 있다. 롯데케미칼은 통폐합을 통해 시황이 매우 어려운 시기에 한 공장을 한시적으로 셧다운 하거나 수익성 기준으로 가동 우선순위를 조정해 가동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를 통해서 수천억원 단위의 수익성 제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정부의 석유화학산업 구조조정을 적극 대응하고 비핵심 자산 매각도 속도감 있게 적극 추진해 본원적 경쟁력 확보와 재무 안정성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출처 : CEO스코어데일리(www.ceoscoredaily.com)